[세상사는 이야기]

슬램덩크의 교육철학

그리움 한줌 2020. 12. 15. 12:57

내 또래 친구들처럼 <슬램덩크>는 내게 바이블 같은 책이다. 

 

사람들은 아직도 <슬램덩크>를 보느냐고 이야기를 하지만, 

이 만화에는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숨어있다. 

 

 

사람들이 종종 놓치는 포인트 중 하나는 

이 만화가 안 선생님의 트라우마 극복기이자 교육학 교과서라는 점이다

 

 

 

 

 

스토리 4. 안 선생님의 경험과 사고를 넘어서는 존재: 강백호


강백호와 안선생님과의 관계는 독특하다. 

 

안선생님은 강백호의 잠재능력을 일찍 알아보고 그에게 특훈을 시킨다. 

강백호의 성장은 안선생님의 기대를 자주 넘어선다. 

산왕과의 경기에서도 해남과의 경기에서도 그는 놀라운 모습을 보인다. 

 

그래서, 이 과정이 교육자 안선생님은 재미있다. 

이 학생의 놀라운 재능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.


강백호는 <슬램덩크>의 마지막 권에서 또 다른 면에서 안선생님의 사고를 넘어선다. 

안선생님은 강백호가 허리를 다친 걸 알면서도 그를 벤치로 불러들이지 못한다. 

그의 눈부신 성장을 좀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. 

 

 

참고 참다가, 더 이상 경기를 하면 선수생명이 위험해지는 순간에서야 그를 불러들인다. 

그리곤 말한다. 

 

'지도자로서 나는 실격일세' '자꾸자꾸 성장해가는 자네의 플레이가 보고 싶었네'. 

'조금만 늦었어도 난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갔을 거네...'

 


자책하는 안선생님에게 강백호는 슬램덩크 최고의 명대사로 답한다.


'영감님의 전성기는 언제였나요? 국가대표 때였나요? 저는 지금입니다.'


비합리적이고 득보다 실이 많아보이지만 삶에서 놓칠 수 없는 순간이 있다. 

강백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고, 

그렇기에 미래를 위해 이 순간을 희생하라는 말은 납득할 수 없다. 

 

 

그렇게 제자 강백호는 타자화된 존재를 넘어서고, 

스승인 안선생님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빛나는 삶의 영토를 개척한다.

 

 

 

출처 :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  김승섭 교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