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미분류]

구겨진 신발

그리움 한줌 2023. 12. 13. 12:09




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.
그중에서 12살인 찬호(가명)는 또래에 비해서
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.

어느 날, 길을 가다가 우연히 찬호를 만났는데
제 눈에 신발을 꾸겨 신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.
이럴 땐 어쩔 수 없는 어린아이구나 싶고,
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싶어서
주의를 주기로 했습니다.

"찬호야, 신발을 예쁘게 신어야지,
그렇게 꾸겨 신으면 금방 망가지는 거야.
앞으로 꼭 바르게 신고 다녀야 한다."

"네, 선생님..."

다음날,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데,
찬호가 여전히 신발을 꾸겨 신은 채 들어와서
이번에는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
찬호에게 말했습니다.

"어제 선생님이 분명히 이야기했는데,
왜 이렇게 신발을 또 구겨 신지?
바르게 신어야지!"

그런데 생각지 못하게 고개를 푹 숙인
찬호가 눈물을 떨구었습니다.

"선생님, 죄송해요.
저 신발이 작아서 구겨서라도 신지 않으면
신을 수가 없어요."

순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.
부모님 두 분은 청각장애가 있고
다섯 명의 식구가 생활하기도 벅찬
어려운 가정 형편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
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요?

찬호에게 상처를 줬다는 미안한 마음에
꼭 껴안아 주며 말했습니다.

"찬호야, 선생님이 너무 미안해."

저는 그날 신발이 꽉 끼어 아팠을 찬호에게
신발을 선물해 주었습니다.





따뜻한 하루는 오래전부터 찬호네 가정에
매월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.
또래보다 왜소한 찬호지만, 건강하게 자라도록
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.


# 오늘의 명언
사랑은 찾는 것이 아닙니다.
사랑은 당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.
 로레타 영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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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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